아프간 대통령, 미국의 안보협정 서명 촉구 또 거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올해 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아프간 철수 이후에도 일부 병력을 잔류시키는 내용의 안보협정에 대한 미국측의 서명 촉구를 또 거부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자국을 찾은 미국 의원대표단과 만나 이런 입장을 확인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 전했다.

아프간 대통령궁은 카르자이가 켈리 에이요트 미국 상원의원(공화·뉴햄프셔)이 이끄는 대표단과 만난 직후 성명을 내고 카르자이 대통령이 아프간 평화협상에 관한 미국 측의 지원 등이 협정에 추가로 반영돼야 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카르자이가 협정 서명을 내달 5일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는 점도 거듭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협정 서명은 사실상 차기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에이요트 의원은 카불에서 카르자이 대통령 및 아프간 의원들과 만난 후 취재진에 "카르자이 대통령이 안보협정에 조속히 서명해 (나토군 잔류에 관련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정은 지난해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타결했고 아프간 부족장 회의도 통과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이 서명을 계속 미룸에 따라 미국 정부와 나토 측은 조속한 서명이 없으면 나토군을 잔류시키지 않겠다고 엄포까지 놓았으나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조지프 던포드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은 올해 말 이후에도 미군 8천명과 여타 나토군 4천명 정도를 아프간에 남겨 정부군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지만, 미국 정부는 잔류병력 규모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압둘라 압둘라 등 아프간 대선 주자들은 안보협정 서명에 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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