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사 조종사는 안녕하십니까"…정신건강 우려 확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사건을 계기로 조종사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확한 여객기 실종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기장이 조종석에 앉을 때 상상치 못할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새삼스럽게 부각된 탓이다.


일단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말레이시아항공은 소속 조종사들이 채용과정에서 심리테스트를 거친다고 밝혔다.

아흐마드 자우하리 야햐 말레이시아항공 최고경영자(CEO)는 23일 "현재 실시되고 있는 심리테스트 항목 중에서 강화할 부분이 있는지 연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햐 CEO는 현재 실시되고 있다는 심리테스트가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항공사 소속 조종사만 7만2천명에 달하는 미국에서도 조종사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시스템에 허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조종사 채용과정에서는 상당히 엄격하게 심리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이미 채용된 조종사들의 정신건강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도 조종사들에게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신체건강도를 측정하는 시험을 통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신건강에 대해선 별다른 의무규정이 없다.

조종사들에 대한 검사를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단순히 '감정의 안정성과 정신상태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을 서술하라'고만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매년 신체검사를 받는 항공기 조종사는 40만명에 달한다. FAA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오직 1.2%가 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중에서 정신건강 문제로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조종사가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조종사들의 신체검사를 담당하는 의사 대부분이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12년 비행 중 갑작스러운 신경쇠약 증세로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승객들에게 제압된 제트블루 조종사의 경우 대안 의학인 접골의의 신체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승객들이 제트블루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을 담당한 조너선 리터 변호사는 "당국은 조종사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말로만 떠들 뿐"이라며 "정신과 경험이 없는 의사에게 조종사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맡겨놓았고 규정도 미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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