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체 경고 잇따라 제기

러 경제장관, 금융 소요 시인…국영 은행장 "침체 위험 크다"

서방의 강력한 견제에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마이 웨이'가 고수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 침체 경고가 내외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24일 올해 러시아에서 빠져나가는 자금이 최대 1천300억 달러로 지난해의 두 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클레파치 러시아 경제차관도 현 1분기의 자금 이탈 규모가 700억 달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러시아 당국이 불과 열흘 전 예상한 규모를 약 200억 달러 초과한 것이다.

지난해 이탈 자금은 630억 달러로 집계됐다.

러시아 최대 민간 은행인 OAO 세르뱅크의 허만 그레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자금이 1천억 달러 빠져나가면 제로 성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올 2분기와 3분기 침체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러시아 국영 금융사인 VTB 캐피털이 관측했다고 전했다.


VTB 캐피털은 "서방 제재로 내수가 줄고 금융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톤 실류아노프 러시아 경제장관도 지난 21일 "제재가 러시아 금융시장을 흔들지 못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충격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 폭락을 저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금리를 150베이시스포인트(1bp=0.01%) 전격 인상한 것도 침체 우려를 높이는 요소라고 전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의 프레드릭 에릭슨 국장도 지난 21일 블룸버그 전화회견에서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앞으로 취해질 추가 제재"라면서 지금까지는 특정 금융기관과 개인 및 기업만 겨냥했으나 갈수록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스베르뱅크의 게르만 그레프 CEO도 은행 감독이사회 후 회견에서 "현 상황이 러시아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서 "불행히 러시아가 침체에 빠질 위험도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올해 1천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스베르뱅크의 그레프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비즈니스는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베르뱅크는 전체의 1%가 채 못 되는 1천300억 루블(약 40억 달러)이 우크라이나에 노출돼 있다고 그레프는 밝혔다.

단스케뱅크의 라스 크리스텐슨 애널리스트도 로이터에 "내가 접촉한 모든 유럽 기업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추가 제재와 보복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를 특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자에서 회계 컨설팅사 KPMG를 인용해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이 현지 성장 가능성을 겨냥해 수익 대부분을 재투자해왔다"면서 따라서 "한번 철수하면 되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실물 경제 전문가 대부분은 러시아가 올해 1% 혹은 그 미만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3%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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