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파견 美해군 장병, 도쿄전력 상대 집단소송

상당수 방사선 피폭…美해군도 당시 피폭 사실 파악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직후 인근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던 미 해군 장병 일부가 방사선에 피폭됐다며 도쿄전력을 상대로 10억달러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24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에콜로지스트 등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폭발사고 당시 '도모다치 작전'으로 명명된 구호작업을 위해 후쿠시마 연안에 있던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승무원 등 70여명이 지난달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 치료비 등 10억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전사고 당시 지진피해 복구 및 구호활동을 위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2마일 떨어진 해상에 있었던 이들은 원전사고 이후 쇳냄새가 나는 새까만 구름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과 미국 해군 당국은 피폭량이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이라는 공식 견해를 견지하고 있지만 미군 당국은 레이건호 등이 방사선에 피폭된 사실을 당시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미국 해군 지휘부 전화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미국 해군 당국은 레이건호가 2011년 3월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심각한 수준의 방사능에 피폭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후쿠시마 연안에서 작전을 마친 로널드 레이건호를 일본, 한국, 괌에서는 항만 정박을 허가하지 않았다. 우려스러운 수준의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또 에콜로지스트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미국 해군 내부 자료를 보면 5천500여명의 승무원들에게 방사능에 오염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든 용수를 마시거나 씻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레이건호는 즉각 '도모다치 작전'을 중단하고 연안에서 100마일 떨어진 원양으로 이동했다.

내부 통신망을 통해 심각한 방사선 피폭이 있었다는 경고가 내려졌다.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각종 질환도 보고됐다.

레이건호 승조원을 포함해 '도모다치 작전'에 투입됐던 해군 함정 승선 장병 가운데 상당수는 원자폭탄 폭발시험장이나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사고,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 용융 사고 때 주변 사람들이 겪었던 증세와 비슷한 질환을 겪고 있다고 에콜로지스트는 전했다.

도쿄 템플대 카일 클리블랜드 교수도 레이건호 방사선 피폭이 정상 수준을 넘어 심각한 정도로 30여 차례 이상이라는 미국 당국 자료를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로널드 레이건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에 정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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