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실종기 ‘블랙박스 회수’…시간과의 싸움

말레이시아항공의 보잉 777-200 항공기(편명 MH370)가 인도양 남부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이 난 가운데, 다국적 수색팀은 잔해 수거와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회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고 원인 규명에 필수적인 블랙박스를 찾는 작업은 피를 말리는 시간과의 싸움이 돼 가고 있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질 경우 블랙박스 수거 작업은 지난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소속 에어버스 330기처럼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밤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자료 분석 결과, 실종된 여객기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항공 당국은 사고기 잔해들이 호주 퍼스(Perth) 서남쪽으로 2500㎞ 가량 떨어진 해상에 흩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국적 수색팀은 지난 16일과 18일 미국과 중국 인공위성에 대형 부유물체가 포착된 인도양 남부해상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이고 있다.

사고 추정 해역에 대한 수색작업은 현재 악천후로 인한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등으로 잠정 중단된 가운데, 호주 기상청은 26일부터는 인도양 남부 해역의 기상이 호전될 것으로 예보했다.

인도양 남부 해역은 바람이 강하고 수심이 평균 4천m에 가까워 블랙박스 회수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간과의 싸움인 것은 블랙박스 배터리 수명이 약 30일 정도이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사고기는 실종 18일째를 맞고 있다. 12일 후에는 배터리 수명이 끝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24일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위치 탐사장치인 '토우드 핑어 로케이터'(TPL)를 수색 현장에 보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 버드 사령관은 “블랙박스에서 소리를 내도록 하는 장치의 배터리 수명이 제한된 만큼 수색지역 인근에 장비와 전문인력을 미리 배치해 잔해가 발견됐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버드 사령관은 “TPL이 매우 정교해 수심 6100m 깊이의 블랙박스 소리도 감지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로 구성된 블랙박스는 물속에 가라앉으면 위치를 알려주는 핑어(Pinger·음파발진기)가 작동한다.

MH370기는 높은 고도에서 공중 분해되지 않고, 연료 고갈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 아직까지 사고원인을 추정할 만한 아무런 단서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MH370기는 지난 8일 새벽 0시 41분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비행하다 연락이 두절됐다.

지난 2009년 5월 31일 승객과 승무원 등 228명을 태우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다 대서양 상공에서 사라진 에어프랑스소속 에어버스 330기(편명 AF447)의 경우,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데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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