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 모두에 기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안중근 의사 기념관(하얼빈) 건설을 직접 지시했다"고 운을 떼자 박 대통령이 "한중 우호협력관계의 좋은 상징"이라며 화답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먼저 안 의사를 거론하며 박 대통령의 동조를 유도했고, 추후 중국 외교부가 회담 내용을 공개할 때도 박 대통령의 동조 발언만 소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결국, 이는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수뇌(이토 히로부미)를 저격·살해한 안 의사를 거론함으로써 역사인식의 맥락에서 일본을 견제하고, 3자 정상회담을 앞둔 한미일의 협력구도를 흔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더불어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공동 투쟁의 전선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와 함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격렬한 '역사 공방'의 시각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해석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안 의사를 거론함으로써 일본을 견제했고, 아베 총리는 같은 날 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과 안네 프랑크 박물관 방문 등 계기에 '겸허한 과거사 직시'를 강조함으로써 중국이 노리는 '역사문제의 국제문제화'를 저지하려 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홍콩의 명보(明報)도 한미일 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을 만난 이유는 3국 정상회담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제외하고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시 주석이 만난 외국 정상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이 박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명보는 또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안중근 기념관 건립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소식을 전하며 과거 한국과 중국은 적(敵)이었지만 오늘날 두 나라는 '웃으면서 원한을 씻어버린 사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