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란다고 주겠냐" 사라진 권 과장 노트 회수않는 경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24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 병원에 입원해 있다. 사진은 이날 응급 중환자실의 모습.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국가정보원 권모(51) 과장이 자살을 시도한 차 안에서 노트 한 권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경찰이 해당 노트를 회수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중요한 증거를 제대로 보존하지 않는 등 사건 현장을 훼손한 것은 물론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의지조차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시 34분쯤 하남시 신장동 모 중학교 옆 상가건물 주차장에서 권 과장이 차 안에서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하남경찰서 하남지구대 경찰관 2명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 활동 등을 벌이고 있을 때 권 과장의 처남이라고 주장하는 김모 씨가 찾아와 조수석 검은 가방 위에 있던 노란색 노트 한 권을 꺼냈다.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않고 노트에 끼워져 있던 운전면허증만 요구해 인적 사항을 파악했다.


이후 해당 노트는 사라졌으며 경찰은 김 씨가 이 노트를 가져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노트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에 대한 진상 등 자살 사건과 관련한 유력한 증거 등이 적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경찰은 이 노트를 회수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청 관계자는 "현장 사진을 확인해 보니 조수석 가방 위에 노트가 놓여 있다가 없어진 사실을 24일 밤 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차량이 처남 소유인데다 권 과장이 사망하지 않아 변사 처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노트를 달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달라고 해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현장에 츨동한 경찰관들이 윗선에 해당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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