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살인 누명' 여성, 32년만에 무죄 방면

미국에서 살인죄로 32년 동안 교도소에 갇혀 있던 여성이 누명을 벗고 자유의 몸이 됐다.

25일(현지시간) CBS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은 1급 살인죄 등으로 복역 중이던 메리 버지니아 존스(74)에 대한 유죄 평결이 무효라고 판시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명령했다.

로스앤젤레스 검찰도 법원의 판결에 승복하고 항소를 포기했다.

존스의 과실치사죄는 그대로 인정됐지만 형량 11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존스는 25일 교도소 문을 나섰다.

존스는 지난 1981년 남자 친구가 벌인 범죄에 연루돼 살인강도범 신세가 됐다.


마약 거래상 2명을 차로 납치한 남자 친구는 으슥한 골목으로 이들을 데려가 총을 쐈다.

한명은 사망했고 한명은 중상을 입었다. 남자 친구는 붙잡혀 사형 선고를 받았고 사형 집행 전에 교도소에서 숨졌다.

이 범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존스도 1급 살인과 납치, 강도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존스는 남자 친구에게 툭하면 얻어맞았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한번은 남자 친구가 존스와 존스의 딸에게 실탄으로 위협사격을 하면서 "경찰에 입도 벙긋 말라"고 윽박지른 일도 있었다.

당시 존스를 기소한 검찰은 존스가 사랑에 눈이 멀어 남자 친구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겁에 질려 하는 수 없이 남자 친구의 범행 현장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존스의 석방이 결정되자 존스의 아들, 딸, 그리고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딸 데나트라 존스-구디(53)는 "엄마가 좋아하는 쇠꼬리 요리를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존스의 무죄 방면은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사립대학 USC 법과전문대학원이 운영하는 '죄없는 기결수 석방 운동'의 끈질긴 노력 덕이었다.

'죄없는 기결수 석방 운동'에 참여한 법과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존스가 남자 친구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한 사실을 캐내 범행 가담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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