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민들 '스마트 저항' 만발…인터넷 공간 시끌

정부의 트위터 접속 차단에 우회 수단 통해 무력화

터키 정부가 트위터 접속을 전격적으로 차단한 뒤 시민들이 각종 우회수단을 동원해 이를 무력화하며 '저항'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1천200만명에 이르는 터키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우회접속 경로를 빠르게 공유하며 정부가 만든 차단벽을 속속 피해 나가고 있다.

정부의 의도와 달리 지난 20일 트위터 접속을 막은 이후 터키의 인터넷 공간은 오히려 더 시끄러워졌다.

차단 이후 1시간 동안 트위터를 이용한 터키 사용자는 600만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대보다 150만명 늘었다고 현지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소메라는 추산했다.

누리꾼들에게는 도메인네임서비스(DNS)나 가상사설망(VPN) 등 우회 경로를 가리키는 생소한 인터넷 용어가 어느덧 친숙해졌다.


처음 활발히 이용된 것은 사용자가 찾는 웹페이지 주소 체계인 DNS 설정을 바꾸는 방식이었다. 차단이 적용되지 않는 서버를 통해 트래픽을 전송하는 것이다.

터키 대도시에서는 대표적 우회로인 '구글 퍼블릭 DNS' 주소가 길거리 낙서로 등장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웹 주소 기반' 차단방식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사설망(VPN)도 동원했다.

일일 1만 건 수준이던 VPN 프로그램 '핫스팟 실드'의 다운로드 건수는 72시간 만에 100만 건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프로그램 제작사 관계자는 밝혔다.

온라인 익명성을 보장하는 비영리 소프트웨어인 '토르'(Tor) 브라우저 이용도 급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트위터의 상징인 파랑새에게 총구를 겨누는 모습의 만화도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 '민주·기술을 위한 센터'(CDT)의 기술전문가 루나 샌드빅은 터키 당국이 누리꾼을 상대로 검열을 위한 '군비경쟁'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검열에는 언제나 우회로가 있기 때문에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인 3천300여명이 소속된 '터키 언론인 협회'는 트위터 접속 차단 조처가 헌법이 보장하는 정부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24일 앙카라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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