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겐 금리인하요구권이 있습니까?"

서동성의 신용 Tech

신용등급만 좋으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신청자의 직장, 외부 신용평가사의 등급,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을 근거로 최종 금리가 책정된다. 다양한 요인에 의해 대출금리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만약 대출신청 후 신용등급이 좋아졌거나 직장에서 승진했다면 대출신청 시 책정된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금리의 비밀을 파헤쳐봤다.

대출신청 이후에는 자신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일반인이 대출을 받을 때 흔히 오해하는 것이 있다.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것은 신용등급이다.' 신용등급이 좋으면 대출 금리가 낮게, 그렇지 않으면 금리가 높게 책정된다는 거다. 신용관리만 잘 하면 저금리는 문제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 금리는 신용등급만으로 책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의 금리를 결정하는 요소는 뭘까. 금융사는 신청자 직업의 형태, 외부 신용평가사의 등급,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을 근거로 금리를 책정한다. 여기에 신청자의 소득과 부채를 추가로 감안하는데, 부채비율에 따라 대출이 가능한 금융권이 달라진다. 부채비율이 높으면 제2·제3 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부채비율이 낮으면 제1금융권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직장인 A씨와 사업가 B씨가 C금융사에서 대출을 신청했다. A씨는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이고, B씨는 개인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A씨와 B씨의 신용등급은 각각 6등급, 1등급이다. 두사람은 어떤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까. 금융사 10곳 중 9곳은 신용이 1등급인 사업가 B씨보다 신용이 6등급인 직장인 B씨에게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할 것이다.

(자료=더스쿠프 그래픽)
이유는 간단하다. 직업의 안정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꾸준하게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시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직군의 안정성이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언급했듯 신용등급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돼야 한다. 금리는 모든 것을 종합해 책정하기 때문이다. 어떤 조건을 갖췄느냐에 따라 신용대출의 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인 요건은 신용등급·직군·개인신용평가시스템이지만, 신청자가 어떤 대출상품을 선택했느냐에 따라서 금리가 달라진다.

이는 담보대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직업의 형태, 외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금융사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 담보형태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담보형태다. 나머지 3개의 항목이 동일해도 담보가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토지인지에 따라 담보대출 금리가 달라진다. 주목할 것은 담보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담보로 잡았을 때 금리가 낮아진다는 거다. 빌라나 다세대주택보다 아파트의 평균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만약 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 대출금리 낮게 받는 방법

금리가 결정되는 요인을 살펴봤으니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는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만드는 거다. 방법은 다양하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특정 금융사를 꾸준히 이용한다. 주거래 은행은 다른 금융사보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 등급이 더 높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들이 고객에게 주거래 은행을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본인이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금을 대출한 후 꾸준히 갚는 것도 신용등급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연체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하루라도 연체를 안 하는 건 신용등급을 끌어올리는 좋은 수단이다. 연체하지 않고 꾸준하게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금융거래 시 본인의 금리를 결정하는 밑거름이다.

(자료=더스쿠프 그래픽)
다만 예외가 있다. 정부지원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도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햇살론이 대표적인데, 지역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시행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기 때문에 금리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신청자가 연체 이력이 없다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햇살론은 직업의 안정성과 상관없이 대출신청자의 신용등급과 부채비율만 반영한다.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서민상품도 이용할 만하다. 새희망홀씨는 저금리 대출이 가능한 금융상품 중 하나다. 고금리가 부담스럽다면 저금리 전환 전용상품인 바꿔드림론을 활용해보자.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조건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감당이 되지 않는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출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대출상환 중간에 본인의 신용등급이 향상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금융사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청구할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거래하고 있는 금융사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금리인하요구권을 이용할 수 있는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직장보다 안정적인 곳으로 이직했을 경우다. 직군의 상태와 안정성 측면에서 점수가 부가된다. 둘째, 기존 금융사 거래 시 등급보다 신용등급이 향상됐을 경우다. 셋째, 연간 소득이 오르거나 대출 시점보다 15% 이상 향상된 경우다. 직장에서 승진을 했거나 기술사·변호사·회계사·한의사 등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경우에도 금리인하요구권을 청구할 수 있다.

◈ 금리인하요구 자격요건 잘 살펴야

본인이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항이 있다면 그에 맞는 증빙서류를 구비해 신분증을 지참하고 대출을 받은 금융기관에서 금리인하요구 신청서를 작성하면 적격심사가 이뤄진다. 다만 금리인하요구권을 주장할 자격을 갖췄다고 할지라도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을 경우는 제한된다. 기존보다 부채비율이 상승한 경우다. 신규대출을 받은 후 3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대출상환 기간연장이나 증액규모를 신청할 수 없다. 만기일시를 앞두고 있을 땐 변동금리 신용대출만 적용된다. 담보대출과 고정금리 신용대출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연간 신청회수를 2회 넘긴 경우도 제한된다.

(자료=더스쿠프 그래픽)
금리인하요구권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생각보다 크다. 대출금액이 크거나 금리가 높을수록 금리인하요구에 따라 줄어드는 금리의 폭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매달 부담하는 이자가 감소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 대출상환기간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결코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대출금액이 2,000만원인 경우 금리가 5%라면 1년간 지불해야 하는 이자는 100만원이다. 여기서 금리인하를 요구한다면 금리는 4%로 내려간다. 이 경우 1년간 납부해야 하는 이자가 80만으로 줄어든다. 2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대출신청 이후 본인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을 빌리고 갚을 때도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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