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르시 지지자 919명 또 재판키로

대선 전 사전 경고용 의심…대학생 시위로 1명 사망

이집트가 26일(현지시간) 지난해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 529명에 대해 사형 선고를 내린 지 이틀 만에 무르시 지지자 919명을 상대로 한 두 건의 재판을 개시하기로 했다.

두 건의 재판은 무르시 지지자 529명에 대해 사형 선고를 한 이집트 남부 민야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보도했다.

이 중 한 재판은 지난해 8월 14일 공공시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6명을 살해하고 51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 피고인 715명에 대한 재판이다. 피고인 중 160명만이 구금 중이며 나머지는 체포 명령이 내려졌다.


또 다른 재판은 경찰관 폭행과 공공물 훼손 등의 혐의를 받는 피고인 204명에 대한 재판으로 이 중 3명만이 구금돼 있다.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은 피고인으로서 두 재판을 모두 받게 됐다.

이와는 별도로 바디에 의장과 무르시 지지자 682명에 대한 또 다른 재판은 다음 달 28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 재판의 피고인 모두는 지난해 8월 14일 군인과 경찰이 카이로 라바광장에서 무르시 지지파를 무력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명이 숨지자 항의시위를 벌이다 경찰관 살해 및 살인미수, 경찰서 습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집트가 잇따라 무르시 지지자에 대해 대규모 재판을 하는 것은 오는 6월 전후로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에 사전경고를 내린 것이란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가 무더기 사형 선고를 하자 공정한 재판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집트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대부분 무슬림인 이집트 대학생 수백명이 대규모 사형 선고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치안 부대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카이로대 학생 1명이 사망했다고 이집트 보건부는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무더기 사형 선고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매우, 매우 걱정스럽다"며 "논리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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