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검시관, 러'망명 재벌 베레조프스키 "사인 불분명"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사망한 러시아 망명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규명할 수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

베레조프스키의 사인을 조사한 영국의 검시관은 27일(현지시간) "상반되는" 증거 때문에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아니면 살해됐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 이상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입증책임은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나는 어느 쪽이라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원인이 불분명한 모든 사망 사건에 대해 사인 조사가 이뤄진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해 3월 전 부인의 집 욕실에서 아끼는 스카프로 샤워커튼 봉에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으며 당시 경찰은 타살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2012년 소송에서 패소해 47억 달러를 잃은 뒤 경제적으로 파산했을 뿐 아니라 수시로 자살을 얘기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레조프스키의 딸은 사인 조사 과정에서 "아버지는 독에 중독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으며 한 의학 전문가는 그가 교살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67세로 사망한 베레조프스키는 1990년대 중반 러시아 정부 국유재산 민영화 과정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대표적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다.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올리가르히 척결 과정에서 쫓겨났으며 2003년에 영국에서 정치적 망명 승인을 받았다.

이후에도 푸틴을 비판해 크렘린의 표적이 됐으며, 지난 2006년 런던에서 방사성 물질에 중독돼 사망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친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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