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중국, 남중국해 분쟁도서 주변서 추격전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에서 29일 중국 해경선과 필리핀 보급선박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낮(현지시간) 분쟁도서 아융인(중국명 런아이자오<仁愛礁>)에 잔류중인 자국 해병대 병력에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보급선 1척을 현지에 파견했다.

교대병력과 일부 언론인들이 동승한 필리핀 보급선은 아융인을 향해 항해하던 도중 갑자기 출현한 중국 해경선 2척에 의해 저지당했다.

ABS-CBN방송은 해경선 1척이 필리핀 보급선의 뱃머리 앞을 2차례나 가로지르며 운항을 저지했고 나머지 1척은 후미를 따르며 위협 기동을 펼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필리핀 보급선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항해를 계속했다.

중국 해경선 측은 보급선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융인으로 항해를 계속하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엄중 경고,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보급 임무를 담당한 페르난드 가토 필리핀 해군 소위는 "여기는 필리핀령으로 군인들을 위한 식량을 지원하러 왔다"며 맞받아쳤다.

양측의 설전이 계속되는 사이 필리핀 보급선 선장은 중국 해경선이 추격할 수 없는 수심이 얕은 곳을 따라 급속 항진, 필리핀 해군의 좌초 선박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융인 지역 방어를 담당한 필리핀 서부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해경선을 제치고 식량보급과 병력교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1999년 현지에 좌초한 해군 함정 'BRP 시에라 마더'에 일부 해병대 병력을 배치, 부근 지역에 대한 실효지배를 계속하고 있다. 필리핀은 아융인이 필리핀의 주권과 행정권이 미치는 자국 대륙붕의 일부라며 영유권 분쟁은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아융인이 엄연한 자국 영토라며 필리핀 선박의 접근을 막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 해경선은 지난 9일에도 현지 물자보급에 나선 필리핀 선박을 저지해 필리핀의 강력한 항의를 받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필리핀 공군은 이후 최소한 두차례 항공기를 동원, 좌초 선박에 남아있는 군 병력에 식량과 식수를 공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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