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민들은 영화 촬영보다는 봄 나들이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 분위기였다.
이날 마포대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양방향이 모두 통제됐으며, 다리 폭발신과 캡틴 아메리카의 격투신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통 보안 속에 차량은 물론 보행자, 자전거 통행이 전면 통제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한강 여의도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다는 김선재(38·서울 구로구) 씨는 "경찰과 보안요원들이 곳곳에서 의심쩍은 눈초리로 바라보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장에는 영화 촬영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보다 현장을 지키는 경찰과 스태프, 검은 양복에 무전기를 든 보안요원들이 더 많아 보였다.
이들은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에게 "안 된다"며 제지하기에 바빴다. 마포대교 옆길을 통해 공원으로 들어서려던 시민들을 촬영 구경 인파로 오해해 막아서면서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도 마포대교 쪽으로 향해 가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마포대교는 영화 촬영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안내했다.
어린 학생들은 영화 촬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눈치였다. 영화에 출연하는 아이언맨 가면을 쓰고 촬영장 주변을 맴도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도 구리에서 출발해 아침 7시에 이곳에 도착했다는 이준철(15) 군은 "사람이 무척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붐비지 않아 '괜히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다"며 "사진도 못 찍게 하고 통제가 너무 심해서 기분이 안 난다"고 전했다.
철통 보안이 이뤄진 현장과 달리, 마포대교를 실시간으로 찍고 있던 CCTV 화면에는 촬영장이 그대로 노출됐다. 온라인에서는 마포대교 북단 CCTV 화면을 볼 수 있는 방법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제작진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서울시 등에 CCTV 중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고, 마포대교 상판을 비추던 CCTV는 결국 진입 램프 쪽으로 돌아갔다.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은 이날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다음달 14일까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진행된다. 한국 촬영 분량은 20분가량이 영화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