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극우정당 지방선거서 돌풍…제3정치세력 부상

국민전선 최소 14곳서 시장 당선 예상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결선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지방 단위에까지 국민전선이 뿌리를 내리면서 사회당(PS)과 대중운동연합(UMP)의 좌우 양당 체제에 금이 가게 됐다.

이날 결선투표가 끝난 직후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BVA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전선은 9%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은 49%, 여당인 사회당은 42%를 각각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전선은 베지에와 프레쥐스 등 최소 14곳에서 시장을 배출하고 1천200여 명의 지방의원을 당선시키며 대약진을 이루게 됐다.

국민전선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3명의 시장을 당선시킨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선거 직전에는 국민전선 소속 시장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이날 선거 후 "국민전선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양당체제는 깨졌고 우리가 제3의 세력이다"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국민전선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끌어들여 이번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과 지지부진한 경기 회복, 치안 불안과 각종 증세 등으로 집권 사회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어느 때보다 크다.

국민전선은 적은 세금과 치안 강화, 반이민, 반유럽연합(EU) 등을 주장하면서 표심을 공략했다.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의 주요 지도자들마저도 국민전선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국민전선 자체의 득표력이 높아진 것은 선전의 또 다른 배경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당수인 르펜 대표의 득표력은 이미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입증됐다.

르펜 대표는 201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17.9%를 득표해 현 대통령인 사회당의 올랑드 후보(28.6%)와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27.2%)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또 극우 이미지를 벗고 유연하게 변신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점도 효과를 봤다.

국민전선 창설자인 장 마리 르펜은 유대인 대학살을 부정하고 인종 차별을 부추기곤 했다.

그러나 딸인 마린 르펜 대표는 유대인 대학살을 비판하며 과도하게 인종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당원을 내쫓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소수 인종 후보를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전선의 한계도 드러났다. 23일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아비뇽, 페르피냥 등 규모가 큰 도시에서는 결국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리비에 피 아비뇽 연극제 조직위원장은 아비뇽 축제의 이념과 반이민을 내세우는 국민전선의 공약이 상충한다면서 "국민전선이 아비뇽 시장에 당선되면 아비뇽에서 연극제를 열지 않겠다"고 국민전선 후보를 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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