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중국측 비난에 '부글부글'

실종 24일째를 맞은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탑승자 239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 측의 신랄한 비난이 계속되자 말레이시아 여론이 들끓고 있다.

31일 말레이시아 언론은 여객기 실종 대응에 관한 중국 탑승자 가족 등의 과도한 비난에 말레이시아 국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으며 대응을 자제해온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들도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여객기 실종 후 외교부 논평과 관영매체 등을 통해 사고 대응의 투명성과 협력을 요구해왔으며 탑승자 가족들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의 미숙한 사고 대응을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여객기 실종 1주일 만에야 회항 사실이 공개되고 남중국해 수색이 중단되자 "현대 기술을 고려할 때 이런 정보공개 지연은 직무태만 또는 정보공유 거부나 마찬가지"라며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중국 탑승자 가족들은 베이징 주재 말레이시아대사관 앞 시위 등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를 '살인자', '사기꾼' 등으로 부르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런 비난이 계속되자 말레이시아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중국을 맞비난하는 움직임이 크게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영 일간 '말레이메일'은 중국 정부가 국민이 말레이시아에 항의하고 심지어 우리가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을 방조하는 것 같다며 나집 라작 총리에게 국민의 힘을 모아 말레이시아의 '명예와 영광'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SNS에는 중국 측의 투명성 요구를 비난하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한 SNS 사용자는 "중국이 항공기 사고에 대해 완전한 진실과 투명성을 요구할 자격이 있느냐"며 "그들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해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초기 대응 실수와 지연에 대한 중국 기자의 질문에 중국 측의 잘못된 위성사진 정보로 수색 시간을 낭비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며 "역사가 우리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종 여객기에는 50명의 말레이시아 국민도 타고 있었다며 "중국 탑승자 가족들은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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