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자녀에게 '감정적 학대' 가하면 최고 10년형

'신데렐라 法'추진…자녀에 대한 고의적 무관심 등 범죄 간주

영국에서 자녀에 대한 육체적, 성적 학대와 더불어 '감정적 학대'(emotional cruelty)가 처음으로 범죄로 간주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0일 자녀에게 사랑과 애정을 주지않는 등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에 대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이른바 '신데렐라 법'(Cinderella Law)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정부가 아동의 감정적·사회적 '웰빙'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법을 강화한 신데렐라 법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6월초 여왕의 국정연설시 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 법은 부모가 자녀에게 고의로 폭력을 가하거나 고통과 상처를 방치했을때에 한해 기소할수 있지만 새 법은 아동의 육체와 지능, 감정의 발달에 고의로 피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다.


아이를 장기간 무시하고 사랑을 베풀지 않음으로써 감정적 발달에 피해를 주는 것도 범죄에 해당된다.

신데렐라 법은 이밖에 아이가 강제로 가정 폭력을 지켜보도록 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고 모욕적인 처벌을 주는 것도 처벌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영국에서 부모의 무관심으로 피해를 입는 아동은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데렐라 법 도입에 앞장서온 보수당의 로버트 버클랜드 의원은 "변화가 너무 늦었다"며 "그림 형제가 신데렐라 이야기를 쓴 후 수년이 지나지않아 아이에 대한 무관심이 범죄로 간주됐으나 영국의 형법은 부모에 의한 자녀의 감정적 피해를 전면적으로 반영한 적이 없어 '사악한 계모'가 활보하고 다닌 격"이라고 주장했다.

80년 넘게 시행되어온 '아동과 청년에 관한 법'을 개정해 아동의 감정적 피해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캠페인은 재작년 4월 자선단체 '액션 포 칠드런'이 시동을 걸었다.

영국 정부는 "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의원들의 요구가 이어지면서 점차 태도가 바뀌기 시작해 작년 가을 법 개정에 필요한 증거자료 수집을 위한 협의에 나섰다.

'액션 포 칠드런'의 토니 호크헤드 대표는 '신데렐라 법'이 감정적 학대로 고통받거나 절망적 상황이 드러나지 않은 아동들의 상황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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