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시카고 발언 메시지는 '나는 비둘기파'

마켓워치 "그가 꺼낼 수 있는 모든 도구 동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시카고 발언은 '나는 매파가 아닌 비둘기파'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려는 메시지라고 마켓워치가 3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옐런은 이날 시카고의 미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후원 회동 기조연설에서 "고용 부진은 연준의 전례 없는 긴급 지원 조치가 (여전히) 상당 기간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미국인이 경기 회복에도 여전히 침체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서 경기 후퇴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연준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의 초 완화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마켓워치는 옐런이 지난달 19일 의장 취임 후 첫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점이 "양적완화가 끝나고 나서 대략 6개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점을 상기시켰다.

당시 FOMC는 성명에서 "지금 추세로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도 `상당 기간' 초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게 적절하다"고 관례대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했는데 이것을 '6개월 후'로 못박은 셈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초보자의 실수'라는 쪽과 '옐런이 작심하고 언급한 것'이란 해석이 엇갈렸다.


이 때문에 '뚜껑을 여니 옐런이 비둘기파가 아니다'란 분석도 제기됐다.

마켓워치는 옐런이 이번에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면서 '고용이 여전히 취약하며 연준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프리의 데이비드 제르보스는 "지금까지 연준 지도자가 한 말 가운데 가장 비둘기적인 발언의 하나"라고 말했다.

BNP 파리바의 브릭클린 드와이어도 "옐런이 앞서 자기 입으로 뱉은 '6개월'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그가 꺼낼 수 있는 비둘기 도구를 다 동원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바클레이스의 피터 뉴랜드는 "옐런 발언에서 특별히 새로운 정책 변화를 감지할 수 없지만, 고용 시장이 '의심할 나위 없이' 여전히 견실하지 못하며 침체 우려도 여전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옐런의 이런 메시지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1일 오후 옐런 발언이 전해지고 나서 2베이시스포인트(1bp=0.01%) 빠져 0.43%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수익률은 지난달 26일 지난해 9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0.47%에 달했다.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채권 가치가 뛰었다는 의미다.

금리 추이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미 국채 30년 물과 5년 물 간 수익률 차이(이른바 수익률 커브)도 지난달 28일 1.79%포인트로 2009년 이후 가장 좁혀졌던 것이 31일 1.82%포인트로 확대됐다.

블룸버그는 지난 5년의 평균 수치가 2.21%였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커브 상승은 시장의 금리 상승 불안감이 그만큼 진정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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