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기존 야권 진영 분열 유혈충돌로 번져

극우민족주의 조직 지도자 피살이어 총기 난사 사건까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정권을 축출한 기존 우크라이나 야권 진영의 내부 갈등이 유혈 충돌로 번지고 있다.


정권 교체 혁명 후 권력을 장악한 중앙정부 세력과 무기 반납을 거부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극우민족주의 조직 '프라비 섹토르'(우파진영) 간의 갈등이 총기 난사 사건으로까지 번졌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31일 저녁 키예프 시내 독립 광장의 한 식당 인근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0대 남성이 총을 난사하면서 3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에는 키예프시 부시장도 포함됐다.

문제의 남성은 독립광장에서 여전히 철수하지 않고 있는 기존 야권 시위대 자경단 대원들과 시비 끝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체포된 이 남성은 우파진영 소속 대원으로 확인됐다. 그는 총격 사건 뒤 우파진영 임시 본부가 차려진 시내 '드네프르' 호텔로 숨었다가 보안당국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테러 혐의를 적용해 형사입건했다.

이후 경찰은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우파진영 대원 수십 명이 진을 치고 있던 드네프르 호텔을 포위하고 이들에게 무기를 반납하고 호텔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원들이 거부하면서 양측 간에 밤새 긴장된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보안당국과 우파진영 지도부 간에 타협이 이루어져 1일 아침 무장대원들이 호텔을 벗어나 시외곽 휴양소로 떠나면서 더 이상의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사건은 앞서 지난달 25일 우파진영 소속 지도자 가운데 1명인 알렉산드르 무지치코가 서북부 도시에서 가슴 등에 총을 맞고 피살된 사건의 연장이었다.

당시 우파진영은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이 무지치코 살해를 주도했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우파진영 최고 지도자 드미트리 야로슈는 보복을 다짐했다.

27일에는 약 2천명의 우파진영 소속 대원들이 의회 건물 주변에서 아바코프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손에 야구 방망이와 몽둥이 등을 들고 의회 건물 진입을 시도하며 건물 창문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시위 후 내무부는 불법 무장 세력의 난동을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우파진영의 활동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양측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했다.

우파진영은 야누코비치 정권을 몰아낸 야권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의 무력 대결에 앞장서는 등 선봉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야권의 정권 장악 후 무장 해제를 거부하면서 임시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