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실종기 수색-원인규명 비관론 잇따라(종합)

말레이 "원인규명 안될 수도"…호주 "실종기 못찾을 가능성"

말레이시아 실종 여객기(MH370) 수색이 26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원인 수사와 기체 수색을 맡은 호주와 말레이시아 관리들이 잇따라 비관적 견해를 드러내는 등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여객기 실종에 대한 범죄수사가 공중납치, 사보타주, 개인적 또는 심리적 문제 등 네 부분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사고기 승무원과 탑승객 가족과 170차례 이상 인터뷰를 했다면서 조사관들이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있으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날 남인도양 수색 책임자인 앵거스 휴스턴 호주 합동수색조정센터(JACC) 소장이 실종기 잔해를 영영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인도양 해상에서의 말레이 실종기 잔해 수색작업을 2차 세계대전 중 침몰했다가 60년 만에 잔해를 발견한 'HMAS 시드니호'의 사례에 비유했다.

그는 또 "우리는 실종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또 얼마나 멀리까지 비행했는지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며 지난주 호주해상안전청(AMSA)이 수색구역을 호주 대륙 가까운 쪽으로 옮긴 것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확한 과학"이라고 비판했다.

비행사 출신으로 호주공군참모총장을 지낸 휴스턴 소장은 공군 생활의 많은 시간을 정찰 및 구조 헬리콥터 조종사로 지내 이 방면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항공기가 해수면 높이로 비행할 경우에는 설사 계기판은 같은 속도를 가리키고 있을지라도 실제 대지속도(ground speed)는 4만 피트 고도로 날 때의 절반 수준"이라며 AMSA의 수색구역 계산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MSA는 이날도 7개국의 수색 항공기 10대와 선박 9척이 서호주 퍼스 서쪽 1천500㎞의 인도양 해역 25만4천㎢에서 수색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틀 전 호주 공군이 '신뢰할 만한 단서'라고 표현했던 4개의 오렌지색 부유물도 실종기 잔해와는 상관없는 어구(漁具)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부유물체가 잇따라 실종기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관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BBC는 영국 해군 잠수함인 'HMS 타이얼리스'가 블랙박스를 찾기 위한 말레이 실종기 수색작업에 새롭게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타이얼리스호는 블랙박스 탐지장치 '토드 핑커 로케이터'(TPL)를 싣고 수색 해역으로 가고 있는 호주 해군 '오션실드'호와 함께 해저 수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나집 라작 총리가 이날 호주를 도착, 토니 애벗 총리를 만나고 퍼스에 설치된 JACC를 방문해 수색에 참가한 각국 수색팀에 감사의 뜻을 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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