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무인기에 무너진 방공망, 고성능 레이다 도입이 능사?

갈수록 소형화되는 무인기 탐지는 고성능 레이다도 역부족

파주와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가 북한의 정찰용 소형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도권과 접경지역의 방공망을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 (국방부 제공)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일 "3월 24일 파주에,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 합동조사 결과,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두고 정밀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상과 상공의 레이다를 통해 이들 무인기를 포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방공망은 AN-2기 등 정상적인 비행체를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소형 경량 비행체도 식별하는 데는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파주 무인기는 레이다 탐지가 안됐고, 백령도 무인기는 공중레이더에서 일부 추적이 됐다가 사라졌다가 해서 계속 추적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육군에서 운용하는 지상레이더인 'AN/TPS-65'는 모두 이들 무인기를 탐지하는데 실패했고 공군이 운용하는 피스아이와 F-15K, KF-16에 장착된 레이더를 통해서도 부분적으로만 이를 탐지했다는 얘기다.

◈ 靑 사진찍은 무인기, 테러용 무인기 될 수도


현재까지 조사결과 이 무인기의 수준은 민간 동호인들이 사용하는 무인항공기 수준에도 못미치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조금 더 개량할 경우 테러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시말해, 이번에는 청와대 상공에서 사진을 찍는데 그쳤지만 추후에는 테러목적으로 청와대 상공을 날아다녀도 현재로서는 이를 탐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이날 수도방위사령관이 합참의장 등에게 수도권 방공망 현황과 개선책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는 소형 무인기를 식별할 수 있는 저고도 레이더 도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 군은 100㎞ 이상 떨어져 있는 공중 표적을 탐지해 고도와 속도 등 3차원 정보를 제공하는 저고도레이더를 자체 개발해 양산에 돌입했으며 2015년쯤 이를 실천배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소형 무인기도 탐지 가능한 저고도레이더를 바로 외국에서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계약기간 등을 고려했을때 국산 저고도레이더 실전배치가 보다 효과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 국산 고성능 저고도레이다 도입 예정, 효과는?

신형 저고도레이더를 실전배치하면 이번에 탐지에 실패한 소형 무인기에 대한 탐지율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무리 신형 레이더라 하더라도 갈수록 소형화되고 있는 무인기를 100% 탐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군 관계자는 "공중에서 사물을 탐지하는 전투기 레이더의 경우도 면적이 2m×2m 정도는 돼야 탐지가 가능하다"면서 "이번처럼 소형 무인기를 부분적으로 탐지할 수는 있어도 이를 100% 잡아내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설사 소형 무인기를 탐지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새떼인지, 소형 무인기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소형 무인기로 의심된다고 해서 무조건 대공포를 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예를 들어 우리 구축함 등에 장착된 레이더의 경우 파도가 칠 경우에도 이를 탐지해 알려줄 정도로 해상에서 탐지율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만큼 탐지율이 높아지는 것이 오히려 실제 전투상황에서는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김형중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엄청난 돈을 들인 방공망이 북한이 천 만원도 안들여 만든 무인기를 막지 못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방공망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좋은 레이더라 할지라도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물체를 100% 탐지할 수는 없다"면서 "과거와 같이 수 백억원짜리 레이다를 도입해 이를 막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기체제에 맞는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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