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병 수발 속에도 불우 청소년과 노인 뒷바라지 ''훈훈''

최병환 경사, "모든 소외된 분들에게 봉사하고 싶다"

최병환경사
지병을 앓고 있는 초등학생 딸을 돌보는 가운데 이웃의 어려운 청소년과 노인까지 돕고 있는 어느 경찰관이 있어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 남문지구대에 근무하는 최병환 경사는 지구대의 다른 선후배 동료 경찰관보다 일찍 출근한다.


매일 오전 8시 30분이 교대 시간이지만 1시간 이상 빠른 오전 7시가 되면 어김없이 지구대에 나온다.

정복을 입고 활동하는 지구대 직원들의 구두를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기 위해서다.

최 경사는 이렇게 천원씩 받은 구두 닦이 값을 모아 생필품을 산 뒤 최근 순천시내 청소년 시설인 성신원에 전달했다.

최 경사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준 덕분이다"며 동료 경찰관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 경사는 사실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딸이 올 봄부터 갑자기 병을 앓는 바람에 서울의 모 대학 부속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있다.

한 번에 수 십만원이 들어가는 딸의 치료비를 대기에도 버거운 생활이지만 동료들에게는 늘 웃는 모습으로 다가서고 있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동료 경찰관은 "항상 얼굴이 밝고 직원들과의 친화력도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경사는 불우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동네 노인들에게도 자식처럼 공경을 다하고 있다.

최 경사는 비번인 날인에도 혼자 외롭게 사는 노인을 찾아가 집안 청소를 해주고 화단도 가꾸며 말 벗이 된다.

"일일이 집집마다 방문하고 119와 함께 하는 비상 스위치도 점검해 드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지구대에 연락하라는 당부와 더불어, 사시는 형편도 보곤 합니다"고 귀띔했다.

최 경사는 딸 병 수발에다 격무에 시달리는 일상의 연속이지만 "앞으로 기회가 되면 모든 소외된 분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의 힘이 될 것을 다짐한다.

지난 89년 경찰에 투신한 이후 줄곧 나보다 내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또 실천에 옮긴 최 경사의 생활은 우리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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