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물전 대비 1950년대 모기·벼룩 실험 실시

미 육군이 1950년대 모기와 벼룩을 생물전에 사용 가능하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미 일간 신문 하이랜드 스토리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에서 발간되는 이 신문은 미 육군 화학전단이 1950년대 동부 조지아주 사바나와 남부 플로리다주 에이본 파크 공군 폭격 훈련장에서 수십만 마리의 모기를 풀어 세균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고 전했다.

실험의 작전명은 '대소동'(Big Buzz), '가려움'(Big Itch), '드롭킥'(Drop Kick) 등으로 불렸으며, 황열병에 감염된 모기를 적국에 대량으로 살포하면 탐지가 어렵고 단기간에 대량접종이 불가능해 궁극적으로는 공격용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온라인 감시 단체들과 인터넷 언론은 미군이 사바나와 에이본 파크 상공에 황열병에 걸린 모기를 살포했으며, 시험 직후마다 보건소 관계자들로 위장한 육군 요원들이 효과 검증에 나섰다는 등의 입증되지 않는 주장을 해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정치 웹진 트루스아웃(Truthout)은 2010년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주민의 말을 빌려 이 실험의 후유증으로 적어도 6∼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문서도 실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포된 모기가 감염된 사실은 부정했다. '미 육군 화학전단의 1959∼1960년도 1월 회계연도까지의 주요 사건과 문제점'이라는 기밀 해제된 문서도 "1956년 화학전단은 항공기 한 대를 동원해 플로리다 주 에이본 파크 훈련장 상공에 60만 마리의 비감염 모기를 살포했다. 하루 안에 모기는 1∼2마일 범위에 퍼져 나갔으며, 많은 사람이 모기에 물렸다"고 밝혔다.

화학전단이 기밀 해제한 또 다른 문서도 "1958년 에이본 파크에서 한 추가 실험에서도 모기는 헬기로부터 쉽게 살포될 수 있으며, 한 방향으로 1마일 이상 퍼지는 데다 모든 유형의 건물에 침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56년 당시 14세로 호프웰 초·중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베아트리스 피터슨이라는 에이본 파크 주민은 모기 살포 사실은 몰랐지만, 껌정파리가 195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살포된 것은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행기가 우리 머리 위를 날면서 밖으로 소형 상자를 떨어뜨리는 것을 보았다"면서 "종래에는 상자가 개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험에 동원된 구체적인 항공기의 종류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화학전단 보고서는 실험 결과 모기가 항공기 투하 또는 지상 살포 방식에 따라 수 평방 마일 이상 광활한 지역에 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세균에 감염되지 않은 모기로 실험을 하면서도 감염 모기도 똑같이 제대로 살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에이본 파크 모기 실험장은 1981년 3월 "미국과 유럽국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으로서의 곤충전 평가"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다시 유명해졌다. 보고서는 에이본 파크에서의 실험을 토대로 곤충을 통한 세균전을 한번 하려면 22만 3천 마리의 감염된 암컷 모기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모기는 610m 이상의 상공에서 헬기를 통해 공격 지역에 살포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플로리다주 빌 넬슨 상원의원이 펴낸 보고서를 보면 에이본 파크에서의 실험에는 밀버섯을 대상으로 한 것도 있었으며, 이는 소련의 식량 공급에 맞선 무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의 하나가 분명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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