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원들 "소련 해체는 불법" 검찰에 수사 요구

"고르바초프 등 기소해야"…우크라 사태따른 소련권 통합 여론

러시아 여야 의원들이 소련 붕괴 과정의 불법성을 수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前) 대통령 등 옛 소련 정부 인사들을 기소해달라는 신청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에서 옛 소련권 통합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10일(현지시간) 유력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소속 예브게니 페도로프 의원과 최대 야당인 공산당 소속 이반 니키트축 의원, 극우민족주의 성향 '자유민주당' 소속 미하일 데그챠례프 의원 등 등 5명의 의원들이 이같은 신청서를 유리 차이카 검찰총장 앞으로 제출했다.

의원들은 1991년 당시 소련 국민은 주민투표에서 단일 국가 유지를 지지했는데도 소련 지도자들이 국가 붕괴를 초래한 불법적 조치들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련 붕괴에 책임이 있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등을 포함한 소련 지도부 인사들을 형사 기소할 것을 요구했다.

페도로프 의원은 "소련 붕괴의 합법성 문제는 지난 23년 동안 지속적으로 현안으로 남아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해졌다"고 강조했다.


데그챠례프 의원도 "1991년 사건(소련 붕괴)은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소련 해체를 결정한 크렘린 지도자들 때문에 오늘날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주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91년 3월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소련 국민의 78%가 연방 유지에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8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축 우크라이나 대통령, 스타니슬라프 슈슈케비치 벨라루스 최고회의 의장 등이 소련 해체와 독립국가연합(CIS) 창설을 골자로 한 벨로베좌 협정에 서명했다.

뒤이어 12월 21일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 소련 공화국이 협정에 가세했다.

고르바초프는 이 협정이 소련 정부의 비준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버텼으나 러시아 등 여러 공화국에서 비준이 이루어지자 결국 승인했다.

이어 12월 25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사임했고 12월 31일 소련은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때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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