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앙은행 앞 차량폭탄 터져…극좌단체 의심

사상자 없어…국제 채권시장 복귀·메르켈 방문 앞 발생

그리스 수도 아테네 중심가에 있는 그리스 중앙은행(뱅크 오브 그리스) 앞 도로에서 10일(현지시간) 오전 폭탄이 설치된 승용차가 폭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이른 시간인 오전 5시55분께 일어나 사상자는 없었고 주변 건물들도 창문이 깨졌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폭발한 차량은 도난된 것으로 중앙은행 건물을 마주보는 길에 주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폭탄을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찰은 몇몇 극좌단체를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현지 신문과 인터넷 언론은 폭발 45분 전에 75㎏의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예고 전화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그리스가 4년 만에 국채를 발행해 국제 채권시장에 복귀하려는 날 벌어졌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일어났다.


국가부채 위기 당시 그리스인 일부는 독일이 강력한 긴축 요구를 해 그리스를 더욱 심각한 경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으며, 2012년 10월 메르켈의 아테네 방문 때는 일부 시위대가 메르켈을 히틀러로 비유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리스 정부의 시모스 케이코글루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감행한 자들은 그리스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이미지를 바꾸려고 한다"며 "공격자들이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지 않겠다"고 폭발 직후 TV에 출연해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25억 유로(3조5900억원) 상당의 5년 만기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010년 재정위기로 국제 채권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수 없어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등의 구제금융에 의존해온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시장 복귀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노동자들의 삶과는 무관하고 자본만 이익을 본다"고 반박했다.

그리스 노조도 전날 하루 파업을 벌여 세금 인상과 구조조정 등에 항의했다.

그리스에서는 앞서 2007년 '혁명투쟁'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미국대사관에 로켓 공격을 하는 등 몇 차례 테러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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