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새 유엔주재 이란대사 입국 거부법안 통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넘겨져…서명 여부 미정

미국 하원은 10일(현지시간) 새 유엔 주재 이란대사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처리했다.

상원도 사흘 전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의원이 발의한 같은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한다.

이란이 지명한 하미드 아부탈레비 신임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1979년 11월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태를 주도한 '무슬림학생연맹'으로 일원이다.

학생들은 당시 미국이 팔레비 전 국왕의 망명을 허용하자 무려 444일간 대사관 직원 52명을 억류한 채 인질극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 간 외교 관계는 단절됐다.


하원이 이날 통과시킨 법안은 과거 테러 또는 스파이 활동에 관련된 인물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을 발의한 더그 램본(공화·콜로라도) 하원의원은 아부탈레비 신임 대사를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했다.

반면 베테랑 외교관인 아부탈레비 대사는 자신은 대사관 점거 사건의 주동자가 아니며 단순히 통역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통령실 정무국 사무총장인 그는 유럽연합(EU)과 벨기에, 이탈리아, 호주 대사를 역임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앞서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나서 아부탈레비 대사의 임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이란에 공식 통보하고 내정 철회를 요구했었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측에 이번 (대사) 선택이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고 지금도 이를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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