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의 포사격에 이은 우리 군의 대응사격 이후 한반도 정세 악화의 일차적 책임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미국과 한국에 있음을 지적한 데 뒤이은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한·미 군사훈련에 관한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한반도에서 미국과 한국의 합동군사활동 강화 경향은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면서 "특히 긴장 완화 징후가 상호 비난전 격화와 대결 확대로 바뀌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대규모 군사훈련 폴이글(Foal Eagle)이 끝나기도 전에 한국과 미국은 기록적인 수의 전투기를 동원하는 새로운 공군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 훈련 과정에서 가상의 적 영토 내 목표물에 대한 표적 타격과 적 후방에서 작전을 펼치는 특수부대에 대한 물자보급 훈련 등이 실시된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현존하는 위기 대응 수준을 벗어난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 강화가 정세 안정화에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동북아 지역의 다자안보체제 창설에 착수할 때가 됐음을 거듭 강조한다"면서 "모든 논쟁적 문제들은 정치·외교적 방법으로 논의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한·미 군사훈련을 문제삼아 상당히 강한 어조로 연이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동북아 지역에서의 불필요한 군사 활동 강화와 전략 폭격기를 동원한 폭격 훈련, 타국(북한)의 '행정중심지' 장악을 위한 공수 훈련과 같은 도발적 요소 표출이 용납돼선 안 된다는 점에 여러 차례 주의를 촉구했었다"며 한·미 훈련을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