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헤란 美 대사관 점거한 이란대사 비자 거부

이란 "미국 비자 거부는 국제법 위반"

미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간) 과거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주도한 신임 유엔주재 이란대사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유엔과 이란에 하미드 아부탈레비의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일하는 외교관들에게 의무적으로 비자를 발급해 왔다.

그러나 이란의 신임 유엔주재 이란대사로 임명된 아부탈레비가 1979년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사건 가담자로 알려지면서 비자 발급 여부가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당시 과격파 이슬람 학생들이 팔레비 전 국왕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사관 점거사건은 70여 명의 미국 외교관이 인질로 잡힌 채 444일간 이어졌다. 이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 간 외교 관계는 단절됐다.

아부탈레비의 유엔주재 대사 임명에 미국 하원은 전날 그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처리했다.

베테랑 외교관인 아부탈레비 대사는 자신은 대사관 점거 사건의 주동자가 아니며 단순히 통역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비자 거부에 이란은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

주유엔 이란대표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는 국제법 위반으로 유엔 회원국이 자국의 대표를 선정할 권리를 침해했으며 유엔 소재국으로 당연히 해야할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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