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세 모녀를 기억하시나요?" 주민들 추모식 연다

16일 오후 6시 석촌호수 인근 서호사거리 공원

지난달 열린 송파 세모녀 자살사건 관련 추모의식 및 기자회견.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이웃간의 관계속에서 해결돼야 하는 문제도 있거든요, 정부나 제도만 탓하면 안됩니다. 세 모녀의 죽음을 기억하며 우리가 더 불편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월 말 서울 송파구 석촌동 단독주택 반지하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추모식이 오는 16일 오후 6시에 석촌호수 인근 서호사거리 공원 입구에서 열린다.


힘든 삶을 살다 떠난 세 모녀의 넋을 기리고 이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만든 자리다.

추모식을 기획한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장.
김신범(45)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장은 최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세 모녀 사건 이후 사람들이 제도 뒤에 많이 숨는다고 느꼈다"며 "제도도 잘못됐지만 이웃이 먼저 도움의 손을 내밀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 미비를 질타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보자는 얘기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월세 70만원을 남기고 세상을 등진 세 모녀는 힘든 삶을 이어가는 동안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네 주민들이 용기를 냈다.

이번 추모식 준비에 함께 하기로 한 회사원 김태훈 씨(왼쪽), 주위의 무관심을 안타까워 한 동네주민 조상훈 씨.
동네 주민 조상훈(44) 씨는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은 어디서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런 분들이 힘들었던 건 결국 주위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회사원 김태훈(44) 씨도 "국회에서도 세 모녀 법을 만든다는데 송파구 주민들도 분명 할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우선 사람들에게 이런 추모식이 있다는 것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미리 이웃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게 가장 속상하다"며 "이번 기회에 동네 주민들이 세 모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스스로 불편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모식에 지역주민은 물론 관심있는 사람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또 매일 오후 잠실역 등지에서 '세 모녀를 기억해달라'는 알림이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16일 추모식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쓴 세 모녀에 대한 추모글과 복지제도 개선 메모 등을 모아 송파구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내년에 1주기가 됐을 때는 지역 교회와 성당, 법당 등에서 세 모녀를 기억하며 기도와 말씀, 법회 등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