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대인시설 총기난사 3명 사망…"증오범죄" 가능성(종합)

지역언론 "연행 때 '히틀러 만세' 외쳤다" 보도…KKK단 간부 출신

미국 캔자스주의 오버랜드 파크시에 있는 유대인 공동체시설에서 13일 오후(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졌다고 당국이 밝혔다.


오버랜드 파크시의 대변인은 유대인 공동체시설의 주차장에서 오후 1시께 벌어진 총격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15분쯤 후 이곳에서 약 1.6㎞ 떨어진 양로원 인근에서 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70대의 백인 용의자 1명을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의 지방계열방송사인 KHSB는 용의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순간 '히틀러 만세'라고 외쳤다고 보도했으나 오버랜드 파크시의 존 더글러스 경찰서장은 확인을 거부한 채 용의자가 캔자스 외부 출신으로 희생자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함께 사건을 조사 중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 마이클 케이스트는 "아무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조사관들이 이번 사건을 중오범죄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오버랜드 파크시 경찰에 소속된 사제인 유대인 율법학자 허버트 멘들도 CNN방송에 용의자가 총기를 난사하기 전 사람들에게 유대인인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용의자가 과격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쿠클럭스클랜)의 전직 지도자로 반(反)유대주의와 인종차별주의 전력을 가진 73세의 프레이저 글랜 크로스 주니어라고 보도했다.

인종차별주의 조직 감시단체인 `남부빈민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이 용의자는 KKK 캐롤라이나 지부의 창설자 겸 간부로 1980년대 아프리카계를 협박한 혐의로 SPLC에 의해 고발당한 적이 있으며 그후 무기 소지와 강도 및 암살 모의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경찰에 체포된 전력이 있다.

현지 언론들은 총격사건 당시 유대인 공동체 시설 내의 극장에서는 고등학생들의 노래경연대회인 'KC 슈퍼스타'의 오디션이 열리고 있었으나 이로 인해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로를 표한 뒤 이번 사건을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이라고 비난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오단체 동향 감시기구인 '반(反)명예훼손 연맹(ADL)' 측은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14일부터 시작되는 유월절 축제에 앞서 유대인 시설 두 곳이 동일인의 공격목표가 됐다는 사실은 매우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FBI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반(反)종교적 증오범죄의 3분의 2가량은 유대인과 유대인 시설 등을 겨냥한 것으로 지난 2012년에만 674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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