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진도 해상에서 2학년 수학여행단을 태운 여객선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단원고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선박이 좌초돼서 기울기만 했고, 침몰 중이진 않은 것으로 들었다"며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많이 다친 학생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저희도 아직 피해상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의 헬기와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 중"이라고 상황을 알렸다.
11시 경에는 단원고 측이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을 학부모에게 전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4명 등 총 480여 명이 탄 청해진해운 소속 '세월호'의 학생들이 모두 구조됐다"고 밝혔다.
단원고와 교육청 측의 발표는 그대로 언론에 보도됐지만 당시 해경은 "아직 구조 중"이라면서 엇갈린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 위급했다.
탑승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여객선이 침몰할 때 방 안에 있거나, 선실 3층 아래 식당과 매점, 오락실에 있던 승객들 상당 수는 빠져 나오지 못했다. 실제로 해경은 오후 1시 기준으로 368명이 구조됐지만 107명의 생사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임을 전했다.
사망자는 총 2명. 선사 직원인 박지영(27·여) 씨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1명이었다. 그런데 이 남성 사망자가 다름아닌 단원고 2학년 정치웅 학생으로 밝혀진 것.
그러자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기도교육청과 단원고의 발표를 '경솔하다'고 지적하며 따가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대학생 네티즌은 트위터에 "대체 경기도 교육청, 단원고 어떤 사람이 저런 헛소리를 말했냐"면서 "지금 1명 사망했고, 구조된 368명 중에 단원고 학생이 포함됐는지 안 됐는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이고, 아직도 구조 중인데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냐"고 꼬집었다.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학부모들의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학부모는 "경기도교육청은 무슨 사고만 나면 은폐하기에 급급하냐"면서 "오전에 사고 소식이 전해졌을 때 탑승자 전원 구조라고 교육청이 나서서 각종 언론사에 통보하고 지금 107명이 실종된 상태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지금 최악의 상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라며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실수라고 할 것이냐. 언론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실무자는 책임지고 사표써라"고 호통쳤다.
이같은 비난 여론에 단원고 관계자는 16일 오후 3시 경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언론에서 나온 것을 우리 측에서 받아서 말한 것"이라면서 "학부형님들에게 계속 상황을 말씀드려야 하니까…"라고 말을 흐렸다.
여기에 "경찰관과 무전을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보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원고 측은 16일 오후 2시 30분 브리핑을 열고 "오후 2시 20분 현재 단원고 학생 1명이 사망하고, 77명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다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