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항로이탈 의혹'…결국 사실로 드러나(종합)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선수쪽 선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모두 침몰한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야간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진도=윤성호 기자)
16일 전남 진도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가 예정보다 2시간 반 늦게 출항하면서 입항 시간을 맞추기 위해 평소 항로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처음에 해양경찰청에서 통보받은 선박 침몰 지점의 좌표는 북위 34도 11분 00초, 동경 125도 56분 19초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 북위 34도 12분 21초, 동경 125도 57분 24초의 (수정된) 좌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치상으로 볼 때 (침몰 선박이) 밀린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해역은 평소에도 유속이 빠른데다, 음력 보름(이달 14일)이 지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조차가 크고, 해류 흐름이 더욱 빨라져 여객선이 밀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 두 좌표 모두 인천~제주 항로에서 동북쪽으로 크게 벗어나 있다는 데 있다.

인천~제주 항로와 이들 두 좌표를 대조한 결과, 첫번째 좌표는 항로에서 동북 방향으로 10㎞ 정도 떨어져 있었다.

두번째 좌표는 항로에서 동북방향으로 13㎞ 정도 떨어져 있었다. 좌표상으로 볼 때 해류에 밀려 동북방향으로 3㎞가량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침몰 해역은 북위 34도 11분 36초, 동경 125도 56분 48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곳은 항로에서 동북방향으로 11.3㎞ 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결국, 세월호는 예정 항로에서 10㎞ 이상 벗어난 채 운항을 하다 침몰한 것이다.

세월호 선장이 이처럼 항로를 변경한 것은 입항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물살이 유난히 빠른 맹골수도(孟骨水道,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의 해역)를 우회해 운항해야 하지만 이를 어기고 시간단축을 위해 맹골수도로 운항한 것이다.

당초 15일 오후 6시30분 인천항을 출항할 예정이었던 사고 선박은 짙은 안개로 2시간 반 뒤인 밤 9시에야 출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평소 항로가 아닌 익숙하지 않은 항로를 운항하다 암초에 부딪혀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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