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신기술 '양학선 2'와 함께 날았다

양학선(22, 한체대)은 1차 시기에서 14.900점에 그치자 신기술을 꺼내들었다. 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회전하는 스카하라 트리플에서 반바퀴를 더 도는 기술, 바로 '양학선 2'였다.

어찌보면 모험이었다. '양학선 2'는 코리아컵을 준비한 1주일 내내 단 한 번만 시도했던 기술이었다. 한 번 시도했을 때도 착지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양학선은 신기술과 함께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정상에 올랐다.

양학선은 19일 인천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남자 도마에서 1~2차 시기 합계 15.412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

양학선은 '양학선 1'으로 1차 시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뒤로 손을 짚으면서 점수가 많이 깎였다. 발을 구른 뒤 다리를 힘껏 차주지 못해 회전력이 줄어들었다. 결국 점수는 14.900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 신기술 '양학선 2'를 선보였다. 경기 전까지도 고민했던 기술이다.


난도 6.4의 기술. 양학선은 힘차게 날아올랐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돈 뒤 착지했다. 착지 과정에서 발이 앞으로 살짝 나갔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15.925점. 당연히 양학선의 우승이었다.

양학선은 "신기술이 나를 살렸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기쁨이 두 배"라면서 "워밍업을 하고 나서 유옥렬 코치님께 '1등 할까요, 욕심을 부릴까요'라고 물었는데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다. 1차 시기를 잘 했으면 의문이 들었겠지만, 실수를 해서 무조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선보인다고 했으니까 시도했는데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사실 신기술에 대한 부담이 컸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등을 했지만, 신기술을 선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계속 따라다녔다. 심지어 다른 나라 선수들조차 양학선을 만나면 "트리플 반을 하냐, '양학선 2'를 하나"고 물을 정도. 게다가 허리가 정상이 아니라 부담이 더 컸다.

양학선은 "올림픽 이후 1등이 아니라 신기술에 관심이 쏠렸다. 세계선수권 때도 그랬다. 그런 강압적 분위기가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허리는 지난해 중반부터 안 좋아졌다. 함께 가는 고질병이다. 떨쳐내기보다 안고 가면서 컨디션을 살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목표는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또 다른 신기술 개발도 목표 중 하나다.

양학선은 "올림픽 후 2연패를 하겠다고 했으니 지키겠다. 코리아컵, 세계선수권은 2연패를 했으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도 하겠다"면서 "일단 착지 성공을 높이겠다. 다만 괴물 같은 선수가 언제 나올 지 모르니 신기술도 준비하겠다. (이름으로 된 기술을 3개 등재시키는) 최초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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