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세월호 선장, 긴급 교신 중 탈출했나?

진도VTS와 세월호 교신 중 인근 선박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

침몰한 세월호. (사진=해경 제공)
20일 공개된 진도연안VTS(교통관제센터)와 '세월호' 간 침몰 사고 당일 즉, 지난 16일 교신 내용을 보면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침몰 사고가 발생한 해역 인근을 지나다 진도VTS의 구조 요청을 받은 선박 'DOOLA ACE'가 진도VTS에 전한 내용이다.

진도VTS가 세월호와 첫 교신을 한 오전 9시 7분에서 7분쯤 지난 오전 9시 14분 DOOLA ACE 교신자는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라고 전했다.

DOOLA ACE가 진도VTS 연락을 받고 세월호로 접근하고 있던 당시 정황을 고려하면 '옆에 보트'는 세월호에서 나온 보트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 탈출하던 '옆에 보트'에는 누가 타고 있었을까?


여객선이 침몰하는 극도의 혼란 속에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승객들이 보트를 내려 배를 빠져나가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그 상황에서 보트를 타고 탈출했다면 탑승자를 여객선 승무원으로 보는 게 상식적일 것이다.

특히 탈출 보트 탑승자 가운데 세월호 선장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먼저, 진도VTS와 교신하던 세월호 측 교신자가 선장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월호 VTS 교신자 음성)

(이준석 선장 사과 음성)

실제로 세월호 측 교신자 음색과 지난 19일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국민과 유가족에게 사과할 때 음색은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진도VTS의 거듭된 승객 탈출 조치 권고에도 세월호 측 교신자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탈출 불가 입장만 반복한 것도 교신자가 선장이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선장은 '옆에 보트'를 타고 탈출한 상황에서 책임과 권한도 없는 일반 승무원이 승객 탈출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진도VTS와 세월호 측 교신 내용은 주변에 탈출 승객을 구조할 선박이 있는 상황에서 승객들이 일찍 바다로 뛰어들었다면 더 많은 생존자가 있었을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그런 상황에서 최후까지 승객 안전을 우선해야 할 선장이, 그것도 다른 승무원이 구조 문제를 놓고 VTS와 긴급 교신을 하는 중에 탈출했다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진도VTS와 교신한 세월호 측 교신자가 누구였는지, 교신이 한창일 때 탈출한 '옆에 보트'에는 누가 타고 있었는지, 검경 수사가 철저하고 분명하게 밝혀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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