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여객선사들 교육훈련비 '쥐꼬리'

여객선 안전교육 5년마다 1번…교육주기 축소 시급

국내 여객선사들이 선원들의 안전교육 등 교육훈련비로 지출하는 비용이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비상시 선원들의 대처법에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라 평소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선사는 지난해 선원들의 '연수비' 명목으로 총 54만1천원을 지출했다.

이는 같은 해 광고선전비(2억3천만원)나 접대비(6천60만원)로 쓰인 금액과 비교해 훨씬 적은 액수다.

청해진해운 뿐 아니라 다른 여객선사들도 교육훈련비용 지출에 인색했다.

인천 섬을 오가는 여객선 선사인 고려고속훼리는 지난해 교육훈련비로 56만9천원을 썼다. 고려고속훼리의 접대비와 광고선전비는 각각 3천303만원과 1천900만원이었다.


전라남도의 선사인 동양고속훼리의 2012년과 2013년 교육훈련비는 각각 53만원, 28만원에 불과했다.

씨월드고속훼리는 작년 접대비(1억1천500만원)의 1.3%인 159만원을 교육훈련비에 사용했다. 씨월드고속훼리는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의 선사다.

일본과 부산을 오가는 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들의 교육훈련비는 그나마 많았다. 국외로 가는 특성상 받아야 할 교육이 국내보다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아고속해운과 팬스타라인닷컴이 지출한 교육훈련비는 각각 1천100만원, 1천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선사의 교육훈련비는 국내 섬을 오가는 선사보다는 많았지만 접대비 대비 비중을 보면 각각 5.5%, 3.2%에 불과했다.

선원들은 대체로 한국해양수산연구원이 주관하는 교육훈련을 받는다.

특히 여객선에 오르는 선원들은 위기관리, 여객화물 안전 점검, 승객 관리 등 여객선 교육을 5년에 한 번씩 받아야 승선할 수 있다.

세월호의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이 사고 직후 승객의 대피를 돕지 않고 제일 먼저 탈출해 안전교육을 포함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운항관리규정에 따라 열흘마다 소화훈련, 인명구조, 퇴선, 방수 등 해상인명 안전훈련을 해야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거의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객선 교육 주기를 줄이는 등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여객선 교육 주기는 국제협약에 따른 것"이라며 "각 선사가 자체 교육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업황 악화로 실적이 좋지 않아 돈을 들여 자체 교육훈련을 하는 곳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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