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피멍 들어 죽은 내아들이 쓰레기냐!"

유족 "시신 바닥에 방치", 병원측 "운송 카트 이용"

23일 새벽 안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교육청과 병원 관계자가 단원고 희생자 유족에게 엎드려 사과하고 있다. 유족측은 병원에서 아이의 시신을 바닥에 방치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여객선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장례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산 시내 한 병원이 발인식을 진행하면서 희생자 학생의 시신이 담긴 관을 바닥에 방치해 유족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23일 새벽 5시 안산 A 병원 장례식장.

침몰 사고로 숨진 B 군의 발인식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던 중 갑자기 B 군측 유족이 교육청과 병원측에 거세게 항의하며 발인식 일정을 중단시켰다.

병원측이 B 군의 시신을 바닥에 놓고 방치했다는 것.


유족측은 "발인식 전 추모 예배를 진행하는 사이에 병원측이 아이를 땅바닥에 놓아두었다"며 "어디 물건 갖다 버리는 것도 아니고 우리 애가 고아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B 군의 어머니는 "내 새끼 물에 빠져 죽은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어떻게 마지막 가는 길을 이런 식으로 하냐"며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어머니는 "애가 얼굴이 시퍼렇게 멍든데다 머리도 산발인 채로 묻혀야 하는데 교육청이든 시청이든 근조 배지만 달고 있으면 다냐"고 소리쳤다.

유족의 반발이 거세지자 병원측 관계자 2명과 경기교육청 관계자 1명은 유족들 앞에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며 거듭 사죄했다.

병원측 관계자는 "지하 안치실에 있는 관을 지상으로 운구할 때 운송 카트를 이용했고 절대 바닥에 관을 내려놓지 않았다"며 "현재 유족측과 협의가 잘 이뤄져 무사히 발인을 끝마쳤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목포의 한 장례식장에서 정부측이 유족들에게 가족관계증명서를 요구하며 시신을 엘리베이터에 방치해 유족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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