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침울한 9주년 생일을 보냈다.
힙합듀오 리쌍 멤버 길(37·길성준)이 음주운전 여파로 현재 출연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자진하차한다는 뜻을 밝혔다. 제작진은 길의 자진 하차를 받아들여, 당분간 6인 체제로 녹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국가적인 애도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길의 음주운전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이 길의 음주운전이 적발된 날은 하필이면 '무한도전'의 9번째 생일날이다.
지난 2005년 4월 23일 첫 방송된 '무한도전'은 올해로 9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장수 프로그램. 지난 9년간 위기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멤버가 범법행위로 자진하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길의 음주운전 사건은 길의 자진하차로 종결된 사태. 하지만 아직 매듭지어야 할 일이 많다. 당장 진행 중인 코리아스피드레이서 출연만 해도 주최 측에서 길의 음주운전을 문제 삼아 '무한도전'의 출연을 거부할 경우 녹화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 개최에 맞춰 진행 예정인 브라질월드컵 응원단 특집의 경우 길이 작곡한 응원가 '빅토리'를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계속 사용할지 미지수다.
특집 프로그램이 많은 '무한도전'의 특성상 각 협찬사와 지자체 등과 긴밀한 조율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이번 길의 음주운전 여파로 다시 한번 각 업체들과 재논의해야 한다. 더욱이 '무한도전'은 MBC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인만큼 경영진의 재가도 받아야 한다.
MBC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멤버들끼리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이면 멤버 한명의 하차로 끝날 수 있지만 그러기엔 '무한도전'이 너무 커져버렸다"라며 "향후 해결해야 할일이 많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드리지 않는 일이다"라며 "촬영 분량 중 길의 출연분을 편집할 예정이며 필요할 경우 해당 녹화분을 아예 틀지 않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시청자 분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라고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