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웃고 전북 울게 한 단 하나의 변수

K리그와 다른 AFC 소속 심판 성향에 빠른 적응 필요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장을 찾은 1만9327명의 팬들의 대다수는 경기 내내 야유를 쏟아냈다.

쉴 새 없이 쏟아진 야유는 오직 한 명을 향했다. 바로 이 경기의 주심을 맡은 카타르 출신의 반자르 모하메드 알-도사리 심판이다. 전북 팬들의 야유 이유는 오직 하나. 심판 판정이 전북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전북 선수들은 포항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밀려 그라운드를 나뒹굴었다. 하지만 주심의 호각은 울리지 않았다. 심지어 이승렬(전북)이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와 경합하다 밀려 넘어졌지만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 경기에서 알-도사리 심판은 웬만해서는 호각을 불지 않았다. 선수들의 경기 운영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 점을 간파한 포항 선수들은 과감한 몸싸움을 시도하며 전북을 압박했고, 전북은 포항의 작전에 속절없이 당했다.

이 점은 최강희 감독이 전북의 패인으로 꼽은 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경기 후 만난 최강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너무 착하다"고 불평했다.

그는 "축구는 네트를 치고 하는 경기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몸싸움도 하고 적당한 기 싸움도 해야 한다"면서 "심판 성향에 따라 룰 밖에서도 싸움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 점에서 잘 안됐고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는 포항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은 K리그 클래식이나 FA컵에서 경기할 때와는 다른 AFC 소속 심판의 성향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고 있었다. 선제골 실점 5분 만에 동점 골을 뽑은 포항 미드필더 손준호는 "경기 전부터 심판의 성향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주문이 있었다. 경기 전부터 선수들 모두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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