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23명의 최종명단이 발표되자 축구계가 술렁였다. 홍 감독의 선택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이 됐고,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수는 많지 않았다.
홍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은 23명 가운데 현역 K리거는 6명이다. 정성룡(수원)과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까지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수비수 이용과 공격수 김신욱(이상 울산), 이근호(상주)뿐이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이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배제하고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비난이 불거졌다. 특히 최근 K리그 클래식 9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하는 미드필더 이명주(포항)의 최종명단 탈락을 두고 축구 팬의 불만이 쏟아졌다.
하지만 과연 홍명보 감독이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외면했다는 비난이 옳은 것일까.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에 발탁된 23명 가운데 해외파는 총 17명. 활동무대도 가까운 일본(4명), 중국(3명)부터 멀리 사우디아라비아(1명)와 독일(4명), 잉글랜드(4명), 웨일스(1명)까지 다양하다. 이들 가운데 K리그를 거쳐간 선수는 무려 11명이나 된다. K리그에서 데뷔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덕에 해외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이적한 선수들이다.
최종명단 23명 가운데 K리그 경험 없이 곧바로 해외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는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 시티)뿐이다.
생각을 조금만 달리 해보면 최종명단 23명 가운데 17명이 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거쳐간 선수들이다. '홍명보호'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4%나 된다. 사실상 '홍명보호'의 근간은 K리그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많이 발탁되지 않았을 뿐이다.
홍명보 감독은 결코 K리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다만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비교했을 때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더 높은 평가를 얻었다는 설명이 더 옳은 해석이다.
23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홍 감독은 "K리그에서 뽑을 선수가 없다는 것은 그들에 대한 실례"라고 표현했다. K리그 선수들도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는 의미다. 실제로 홍 감독은 박주영의 발탁에 대해 "그동안 많은 선수를 봤지만 국내 공격수 가운데 박주영을 대체할 선수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