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세월호 유족들 면담요구에 정무수석 보내기로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새벽 KBS 사장의 공개사과와 보도국장 파면 요구에도 KBS가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자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청와대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와대 앞에서 밤새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해 박준우 정무수석을 통해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청취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9일 오전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구체적인 면담 방법이나 시간 등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가족들이 말씀하실 것이 있다면 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유가족이 아닌 분들이 면담대상이 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등 300여명은 KBS 보도국장이 한 것으로 알려진 발언에 대한 항의로 KBS를 방문한 뒤 밤늦게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밤샘 농성을 벌였고, 이날 오전 현재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KBS 김시곤 보도국장은 지난달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유가족들은 KBS의 사과와 KBS 사장의 사과에 대한 보도, 보도국장 파면 등을 요구하면서 "우리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 면담 요구는 거부된 것이냐는 질문에 "정무수석이 판단한 뒤 결정할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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