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새노조 "국민의 방송 KBS, 공권력 철벽 뒤에 숨었다"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 자리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확인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앞에서 보도국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8일 세월호 유가족들의 항의방문을 외면한 KBS 길환영 사장과 김시곤 보도국장에 대한 비판이 KBS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는 9일 낮 성명을 내고 KBS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김시곤 보도국장의 사퇴와 길환영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KBS새노조는 KBS 간부들을 언급하며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 당했고 세월호 유가족이 성난 폭도로 묘사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에 대해 부끄럽고 참담하다"면서 "길환영 사장과 소수 보도 책임자들에게는 KBS 앞에서 눈물로 외치는 유가족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5월 8일 최악의 어버이날을 맞은 세월호 유가족은 공정방송, 진실보도, 사과방송을 목이 쉬어라 통곡하고 쓰러져가며 수 백번 외쳤지만 그들에게는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 오해로 몰려온 시위대로만 보였다"면서 "유가족들을 차디찬 콘크리트 위에 5시간이나 방치하며 유가족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공권력 철벽을 쌓고 국민의 방송이라 자칭하는 KBS는 그 뒤에 숨었다"고 질타했다.

KBS새노조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밝힌 사측의 공식 입장에 대해 "당초 발언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기자들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시키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었다는 김 국장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발언 자리에 있었던 복수의 기자들로부터 김 국장이 세월호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의 비교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공영방송 보도 책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당초 입장을 재확인했다.

KBS새노조는 "사측이 김 국장 발언의 진위 공방으로 이번 사태를 몰고가려 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 보도의 문제에 대한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정권을 비호하기에 급급했던 우리 보도에 대한 가족들의 분노와 울분이며, 김 국장의 발언은 단지 유가족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에 불과했다"면서 임 보도본부장과 김 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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