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두 번의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권의 유력후보는 오거돈 전 장관이었다. 그는 오는 6·4 지방선거로 3수를 도전 중이다. 그만큼 인지도가 높고 동정론도 인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번에는 무소속이라는 점이다. 올해 초 독자세력화를 추진했던 안철수 의원이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그는 한사코 거리를 둬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야권 단일화에 나서고 있다.
단일화 상대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는 개혁적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가 아니라 3류 도시로 전락했다"면서 "야당 시장이 한 번이라도 당선됐다면 감히 이럴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열린우리당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18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복당 뒤 서울에서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3당 합당 이후 여권의 아성인 부산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단일화 협상을 벌여오던 김영춘, 오거돈 후보는 지난 15일 '7대 부산 개혁과제'에 전격 합의했다. 부산 대개혁과 기득권 타파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는데 고리원전 1호기 폐쇄 등 안전 문제와 행정개혁, 복지강화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본선 경쟁력을 앞세웠던 오 후보에 맞서 개혁성을 내세운 김 후보의 고집 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써 단일화 합의 번복 소동 등 불협화음이 다소 수그러들었고, 양측이 밤샘 협상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반면, 지방선거가 행정가를 뽑는 선거인 데다 4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44.57%를 몰아준 만큼 부산 표심이 야권에 야박하지만도 않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역시 무소속 후보로 선거에서 승리한 바 있다. '51대 49'의 접전이라면 후보 이름 세글자만이 아닌 '안철수-문재인'의 지원사격으로 임계점을 넘는 승부를 걸어볼 만도 하다.
이에 맞서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4선의 서병수 후보는 '박심(朴心)'을 등에 업고 있다. 정권에 가까운 만큼 '힘 있는' 후보론을 내세운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유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을 그는 우선 공약으로 내걸며 자신했다. 그는 경선 직후 후보수락연설에서 "자랑스러운 새누리당 시장 후보로서 압승해 부산을 발전시키고 박근혜정부를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박근혜 없는 박근혜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민심’인 여론조사의 열세를 '당심'인 친박계 조직표로 뒤집은 만큼 '박심 마케팅'으로 바닥표심을 긁어모으는 게 그의 과제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오거돈 후보가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우리가 남이가'라는 인식이 분명히 부산에는 있다"고 했고, 부산시당 관계자는 "4년 전 55%대 득표는 역대 최하로, 그 밑으로 떨어지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아무리 야당 바람이 불어도 부산은 지지 않는다. 한 표 차로 이기더라도 이기는 데가 부산”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