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무력 의회장악 시도…리비아 갈등 최고조(종합2보)

퇴역장성 이끄는 '국민군'…2명 사망·20여명 피랍

리비아 퇴역장성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무장단체 '국민군'이 수도 트리폴리 의사당을 공격하고 의회의 권한 행사 중단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쳤으며 이슬람계 의원·정부 관리 20여명이 납치됐다고 리비아 정부와 친정부 무장단체 '리비아혁명작전실'(LROR)이 전했다.

이번 공격은 무엇보다 2011년 10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붕괴시킨 '아랍의 봄' 이래 가장 큰 파장을 가져올 사태로, 리비아는 정파 및 무장단체 간 세력 다툼이 최고조로 격화할 기로에 선 것으로 보인다. 국민군 측은 리비아가 내전 직전에까지 몰려 있다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국민군은 장갑차와 대공화기, 로켓포 등을 동원해 이날 리비아 최고 정치기구인 제헌의회(GNC) 의사당을 공격했다.

이들은 의회 밖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인 뒤 의회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한 데 이어 내부로 난입해 의회 건물에 불을 질렀다.


국민군 측은 공격 후 "이슬람 과격분자를 돕는 의회는 바로 리비아 위기의 원인"이라며 "이슬람 민병대를 제거하기 위해 의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제헌의회의 중단(suspension)을 선포한다"며 "60명으로 이뤄진 새 조직이 의회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현재 이슬람주의 정파와 민족주의 분파로 구성된 의회 주도로 새로운 총리가 임명된 상황에서 내각 구성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번 공격은 이슬람 세력 중심의 신(新)헌정 질서 수립과 내각 구성에 반대하는 쪽의 무력적 권력 개입 시도라는 점에서 '쿠데타'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에 공격 대상이 된 리비아 제헌의회는 이슬람주의 분파와 민족주의자들로 양분돼 있으며 이 두 정파 뒤에는 각각 무장단체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슬람계 정파는 비이슬람계의 반대에도 새 총리의 임명을 강행했기 때문에 새 총리의 내각 구성 방지가 이번 공격의 주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전은 18일 밤 현재 트리폴리 남단과 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까지 번진 상태다.

총성이 이어지고 박격포탄이 민가 주변에 떨어지며 트리폴리 시민들은 큰 불안을 겪고 있다.

하프타르가 이끄는 국민군은 앞서 17일에도 벵가지에서 군용기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이슬람 무장단체 군사기지를 공격,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141명이 다쳤다.

리비아 정부와 의회는 하프타르의 무력행사가 쿠데타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프타르는 한때 카다피 정권에서 군을 이끌었으나 1980년대에 물러났다. 2011년 카다피 정권 축출 후에는 리비아군 재건을 맡아 복귀했다가 곧 그만뒀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월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리고 리비아를 테러 세력으로부터 구출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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