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유족 '추모관서 기념품 장사 혈안' 반발

기념품점과 카페 등 위치…"물건 조악하고 카페도 부적절"

9·11 테러 후 13년 만인 최근 문을 연 '국립 9·11 추모박물관'이 조악한 기념품 판매 등으로 희생자 가족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주 문을 연 기념품점과 카페는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테러로 희생된 신원 미확인자들의 신체 일부들을 안장하기로 한 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현장을 둘러본 유가족들은 천박한 기념품 가게와 부적절한 카페에 불편함과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념품점에서는 건물이 무너질 때 죽은 소방견 모양의 배지, 화염에 살아남은 나무의 잎 모양을 본뜬 귀걸이, 휴대전화 케이스, 마우스 매트, 뉴욕소방대의 소방견 재킷, 자석, 인형, 머그컵 등을 팔고 있었다.

티셔츠의 가격은 22 달러(2만2천원), 모자는 19.95 달러(2만원), 뉴욕 소방대와 경찰 팔찌는 65 달러(66만원)였다.

쌍둥이 빌딩이 그려진 후드 티셔츠와 빌딩이 무너지기 전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담은 실크스카프도 있었다.

26살짜리 아들을 잃었지만 흔적도 찾지 못했다는 한 여성은 "내 아들이 죽은 곳에서 이런 장사나 하는 것은 정말 무신경하고 무감각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곳은 본질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무덤이다. 이런 싸구려 물건을 파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고 불쾌하다. 돈이 되는 사업일 테고, 그들은 내 아들의 시신 위에서 기꺼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 박물관은 자금난으로 개관이 늦어진데다 7억 달러(7천150억원)가 투입됐음에도 입장료는 비교적 고액인 성인 24 달러(2만4천원), 어린이 15 달러(1만5천원)로 책정돼 반발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열었으며, 오는 21일부터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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