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콜로라도강, 21년만에 바다와 '상봉'

미국 콜로라도 강물이 무려 21년 만에 바다로 흘러들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언론에 따르면 콜로라도 하구 복원 계획에 따라 콜로라도강에 흘려보낸 물줄기가 53일 동안 흘러내린 끝에 멕시코 북부 코르테스해(海)에 도달했다.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장장 2천334㎞를 흐르는 콜로라도 강은 1963년 글렌 캐니언 댐이 들어선 이후 하류로 흐르는 유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바다로 흘러들지 못했다.

종종 로키산맥 일대에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나 비가 내리면 코르테스 해까지 흘러가는 일이 벌어졌지만 지금까지 두차례 뿐이었고 그나마 1993년 이후에는 없었다.

이 때문에 풍성한 식생을 자랑하던 습지 콜로라도 하구는 지금은 바싹 마른 황야로 변했다.

콜로라도 하구 지역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환경 운동가들의 끈질긴 노력은 5년 동안 시험 삼아 하구에서 160㎞ 떨어진 모렐로스 댐에서 물꼬를 터 코르테스 해로 흘려보내자는 미국과 멕시코 정부의 협약을 끌어냈다.

협약에 따라 지난 3월23일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경계와 멕시코 국경이 만나는 모렐로스 댐에서 20만명이 1년 동안 사용할 만큼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했고 물은 마침내 지난 15일 코르테스 해에 흘러들었다.

멕시코 소노라주 산루이스리오 주민들은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 속에 뛰어들어 물장구를 치며 과거 수량이 풍부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콜로라도강 환경보전기금 이사 제니퍼 피트는 "콜로라도 하구를 복원하려는 우리 노력에 희망을 줬다"면서 "콜로라도 강이 다시 바다로 도도히 흘러가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크게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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