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러, 아베에 '야성적 충동' 훈수"<블룸버그>

"아베노믹스를 혁명처럼 느끼게 하라" 충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아베노믹스를 밀어 불이면서 사용한 '두 개의 화살'인 재정과 통화 부양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소비세 인상 얼마 전 '야성적 충동' 이론을 강조해온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쉴러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소비세 인상 3주 전인 지난 3월 10일 도쿄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예일대의 쉴러 교수를 만나 오랜 디플레로 찌든 일본 사회의 '염세적 경제관'을 어떻게 하면 부추길 수 있을지를 물었다는 것이다.

이에 쉴러는 "(아베노믹스를) 혁명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인의) 야성적 충동을 부추기려면 시대정신(the zeitgeist)을 붙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시대정신이란 쉴러가 자신의 2009년 발간 저서인 '야성적 충동: 인간 심리가 어떻게 경제를 움직이며 이것이 왜 세계 자본주의에 영향을 주는가'에서 부각시킨 경제학 개념이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규제 완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그 골격을 내달쯤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아베는 규제 완화를 통해 아직 본격화되지 못한 임금 인상과 기업 투자 확대를 끌어내려고 애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자체가 매우 심리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 통산성과 연계된 싱크탱크인 RIETI의 세키자와 요이치 선임 펠로는 "아베노믹스의 많은 부분이 심리적"이라면서 "아베가 기회 있을 때마다 긍정적인 메시지로 일본 사회를 짓눌러온 감정적 우려를 걷어내려고 애써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가 지난 3월 종영된 후지 TV의 대중 토크쇼인 '와라테 리토모'에 까지 출연해 "(총리인)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일본 전체에 어떤 영향이 미치겠느냐?"라고 강조한 점을 지적했다.

아베는 대담에서 "따라서 내가 치어리더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가 와라테 리토모 쇼 스튜디오까지 나온 것은 32년 쇼 사상 처음이었다.

일본 관방부 관리를 지내고 재팬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수석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옮긴 유모토 겐지는 "일본인이 아직 행동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올해가 아베노믹스에 결정적인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치솟던 주가가 주춤하고 소비세 인상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던 지난해 하반기가 아베노믹스의 발목을 특히 강하게 붙잡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소비자 신뢰가 6년여 사이 바닥으로 주저앉은 것도 지난해 5월 임을 유토모는 덧붙였다.

아베노믹스의 또 다른 견인차 구실을 해온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야성적 충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15일 도쿄 회동 연설에서 오랜 디플레에서 비롯되는 염세적 경제관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람들의 야성적 충돌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경제재정행동학회 간부인 고난대의 쓰스이 요시로 교수는 "아베 정부가 말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다했다"면서 "실물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베노믹스에) 더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