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판다' 대표, 유병언 일가에 '151억원 몰아주기'

고문료와 컨설팅비 명목으로 거액 몰아줘...사진작품 고가에 사들이기도

1997년 세모스쿠알렌 전국대리점연합회 행사. 유병언 회장. 황진환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송국빈(62) 다판다 대표가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의혹 관련자 가운데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송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수년에 걸쳐 유 전 회장 소유의 페이퍼컴퍼니에 고문료와 컨설팅비 명목으로
거액을 빼돌리고 유 전 회장의 사진을 고가에 사들이는 등 151억원 상당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30년 넘게 보좌해 온 송 대표는 계열사 자금창구 역할을 한 세모신협 이사장과 계열사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상무이사를 맡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대표는 유 전 회장과 또다른 측근인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와 공모해 2011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달 1500만원씩 모두 5억 8천 5백만원 상당을 고문료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소유의 페이퍼컴퍼니인 '붉은머리오목눈이'에 지급했다.

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 명의의 회사 'SLPLUS'와 형식적인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한 뒤, 2001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달 매출액의 0.75%씩 약 18억 8천만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모래알디자인에는 200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디자인컨설팅비 명목으로 매달 8천만원씩 모두 48억원이란 거액을 지급했다.

아이원아이홀에도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2007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달 700만원씩 모두 5억 3천만원 상당을 전달한 사실도 적발됐다.

송 대표가 회사를 이용해 유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방법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검찰은 송 대표가 김필배 대표 등 측근들과 공모해 2012년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14점을 모두 3억 2천만원 상당의 거액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계열사 차원에서 2012년 유 전 회장의 루브르박물관 사진전시회 개최비용을 지원하기 위해서, 또다른 계열사인 헤마토센트릭라이프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 1만원인 주식을 3배 가격에 사들여 모두 2억원 상당을 매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열린 유 전 회장의 베르사이유 궁전 사진전시회 개최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 천해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 5천원인 주식을 4배 가격에 사들이는 수법으로 50억원 상당을 유 전 회장 일가에 몰아주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최측근 그룹인 '7인방' 중 한명으로 유 전 회장의 횡령·배임 등 비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송 대표가 사실상 유 전 회장의 수백억원대 부동산 등 차명재산을 관리해왔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송 대표는 또 지난달 23일 검찰이 서울 강남구의 다판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하고 회계장부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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