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집회 여성 "경찰이 가슴 만져", 경찰 "변호사에게 얘기해라"

경찰, CBS노컷뉴스 보도 후 뒤늦게 사실관계 파악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에 참석한 한 여대생이 경찰 연행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이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CBS노컷뉴스 보도 후 뒤늦게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계속 가슴 만져"


지난 18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연행된 여대생 이 모(22) 씨는 연행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연행 이틀 만에 풀려난 이 씨는 24일 열린 추모 집회에 다시 참석해 "연행 과정에서 남성 경찰이 가슴을 여러 차례 만졌다"고 말했다.

당시 이 씨가 해당 경찰에게 항의를 했지만, 일부러 한 번 더 가슴을 만졌고 재차 항의하자 경찰 무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연행된 이 씨는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담당 수사관에게 알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을 알렸지만, 담당 경찰관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변호사한테나 얘기하라'며 성추행 사실을 묵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가 이틀간 조사를 받은 횟수는 총 3번.

이 씨는 "모든 경찰 수사관들의 대답은 똑같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이 씨를 상대로 작성한 당시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실제로 이 씨가 성추행 사실을 알리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대문경찰서는 25일 새벽 CBS노컷뉴스가 관련 사실을 보도하자 뒤늦게 채증 동영상을 분석해 성추행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성추행은 변호사한테 얘기하라'는 묵살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라고 안내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씨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자 이날 오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는 경찰을 성토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18일 이 씨 등 연행된 여성 6명을 유치장에 입감하기 전 브래지어를 벗으라고 강요했다가 뒤늦게 경찰서장이 사과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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