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터미널 화재는 '人災'…방화셔터 작동 안해

26일 오전 9시 1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시외종합터미널 내 지하 1층 CJ푸드빌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현장에 검게 그을린 천정에 설치된 스프링쿨러가 작동되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는 안전불감증에서 생긴 인재에 의한 사고로 드러나고 있다.


일산경찰서는 26일 오전 사고 직후 인부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인부들은 경찰 조사에서 "용접을 하는데 갑자기 가스 배관 쪽에서 불이 나면서 천장 쪽으로 옮겨붙었다"며 "소화기로 끌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이어 "당시 가스 밸브를 잠갔지만 제대로 잠기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부들의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 밸브가 제대로 잠겼으면 불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단은 가스 처리를 제대로 못 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누가 어떤 의미가 됐든 실수를 한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번 화재에 방화셔터도 작동하지 않았고 스프링클러와 대피안내방송도 일부 층에서만 이뤄진 것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용접작업 당시 안전 메뉴얼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정기신 세명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용접 불똥이 튀더라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불연성 방화포를 설치하고 소화기 비치하고 안전 관리자들이 입회해서 작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상황으로는 이런 안전조치들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화재가 커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수사본부를 설치한 경찰은 현장 관리자들과 대표 등을 소환해 화재 원인과 소방시설 작동 여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7일 오전 10시부터 합동 감식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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