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군, '전투기 동원' 민병대 소탕 작전(종합)

우크라이나 대선이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지만 동부 도시 도네츠크 공항에서는 26일(현지시간) 분리주의 민병대와 정부군 간에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전했다.

무장한 분리주의 민병대원 수십 명은 이날 새벽 3시쯤 도네츠크 공항에 난입해 경비를 서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몰아내고 공항을 장악했다. 이어 공항이 폐쇄되고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됐다.

정부군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는 최후통첩을 민병대가 거부하자 오후 1시쯤부터 헬기를 이용해 공수부대를 공항 주변에 투입해 소탕작전을 벌였다. 이번 공격에는 수호이(Su)-25 전투기와 미그(MiG)-29 전투기도 동원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작전에서 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민병대는 교전 과정에서 정부군 헬기 1대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으나 정부군은 이를 반박했다.

AFP통신은 정부군의 작전으로 도네츠크의 모든 도로가 폐쇄되고 전투기 여러 대가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등 흡사 전쟁터와 같았다고 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또한 도네츠크 기차역 주변과 시 외곽에서도 교전이 이어졌다며 다친 민병대원을 실어나르던 트럭 1대가 폭격을 당해 최소 2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도네츠크주 제2도시 마리우폴에서는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본부가 검은색 옷을 입은 무장세력에 공격을 당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재벌 출신 무소속 후보 페트로 포로셴코(48)는 이르면 다음달 초에 러시아 지도자들과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승리가 확실시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문제 해결은 러시아의 참여없이 불가능하다. 동부 상황을 해결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러시아가 지지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5% 개표 상황에서 포로셴코가 과반인 54.4%를 득표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며 “우리는 포로셴코를 포함해 키예프 대표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를 둘러싸고 입장차를 보였다.

포로셴코는 “테러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지역을 소말리아와 같은 상황으로 몰고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며 동부 지역을 되찾기 위한 군사작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에서 대 테러작전을 재개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자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측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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